들어가며
저는 사회복지사로서 거의 매일 우울증을 겪는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울증에 대한 관심도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정신과 의사나 상담 전문가가 아니기에, 우울증에 대해 ‘전문가’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전문가란, 매일 우울증과 치열하게 싸워가는 환자분들이 아닐까요?
우울증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우울증을 이해하려면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울증은 겉으로 보기엔 쉽게 이해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분명 우울증을 유발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일처럼 보여도 깊은 우울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해서 우울증에 걸리는 거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의 무심한 말입니다.
“그렇게 약하니까 우울증에 걸리지!”
“도대체 우울할 이유가 뭐야?”
우울증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저는 한때 목사였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그래서 믿음이 좋은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우울증은 종종 외부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우울증은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정신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자신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이 나를 탓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우울할 이유가 없는데?”
우울증은 꼭 불행하거나 슬픈 일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나 유전적 요인 때문에 어떤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낼 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마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처럼요.
우울증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입니다. 우울증 치료는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그건 마음먹기 나름이지”
우울증은 진단이 중요합니다.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종종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밖에 나가서 산책 좀 해봐. 기분 좋아질 거야!”
물론 산책이나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우울증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릅니다. “나도 우울할 때 개그 프로그램 보니까 기분 좋아지더라” 같은 말은 환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언은 공감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오히려 수치심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에게 우리 모두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조언’이 아니라 ‘공감’이다. “그냥 기분 탓이야” 같은 말은 쉽게 던질 수 있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깊은 상처가 된다. 그럴 땐 이렇게 말해보자. “지금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힘들다고 느끼는 건 충분히 이해돼.” 해결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곁에 있어주고,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우울증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입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조언’이 아니라 ‘공감’이다. “그냥 기분 탓이야” 같은 말은 쉽게 던질 수 있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깊은 상처가 된다. 그럴 땐 이렇게 말해보자. “지금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힘들다고 느끼는 건 충분히 이해돼.” 해결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곁에 있어주고,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우울증 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며, 때로는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처럼요.

“전혀 우울증 같아 보이지 않는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요?
방에 틀어박혀 검은 옷만 입고 침대 밖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거울 속 당신의 모습일 수도 있고, 활기차게 웃고 있는 친구, 배우자, 부모님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2021년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 79세 이하의 국민 중에서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27.8%**에 달한다고 한다. 즉, 한국인의 약 3명 중 1명꼴로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셈이며, 그중 우울장애만 따로 보면 7.7%**가 해당된다.
2021년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표한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 79세 이하의 국민 중에서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27.8%**에 달한다고 한다. 즉, 한국인의 약 3명 중 1명꼴로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한 셈이며, 그중 우울장애만 따로 보면 7.7%**가 해당된다.
우울증은 스펙트럼 장애입니다. 누구나 슬픈 감정을 느끼고, 때로는 그 감정이 커져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웃는 우울증’, ‘고기능 우울증’, ‘가면 우울증’은 외향적이고 활발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나타납니다. 그래서 “저 사람이 우울증이었어?” 하고 놀라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울증 환자라고 해서 모두 일상생활을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풀타임으로 일하거나, 육아에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울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너 혼자야!”
우울증은 마치 혼자서 싸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SNS를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 보이고, 나만 불행한 것 같죠. 그래서 더 우울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우울증이 만들어낸 거짓말입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을 더 자주 탓하고, 수치심 때문에 인간관계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현대인의 병이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습니다.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도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갈 때 더 즐겁고 길도 짧게 느껴지듯이 말이죠.
예를 들어, 네이버의 ‘코리안 매니아’ 카페에서는 정신 질환을 겪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위로하며 함께합니다. 한 번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려 보세요.

마치며
우울증은 끝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입니다. 지금은 어둡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가는 길이 있습니다.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 여정에 동행할 수 있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이제 우울증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걷어내고, 함께 이 여정을 잘 걸어갔으면 합니다.
🔗 출처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실태조사 보고서 (2021)

뉴질랜드 의료 및 ACC 사회복자사
보건학 석사 (Master in Health Science) 이수 중
전문 슈퍼비전 과정 수료 (Postgraduate Certificate in Professional Supervision)
사회복지학 학사 (Bachelor of Social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