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

부부 싸움 VS 가정 폭력

부부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결혼한 부부는 자주 싸우고, 자주 화해를 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싸우지도 않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살면서 단 한번도 싸운적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살면서 단 한번도 대화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오랜 시간 다른 환경,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 두 남녀가 만나서 살아가기에 당연히 의견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도 살다보면 돈문제, 자녀문제, 성격차이 등으로 인해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에 심한 말다툼이 부부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부부들이 부부 싸움과 가정 폭력의 차이를 모르고 있습니다. 가정 폭력의 특징을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부 싸움을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최근에 부부 싸움을 하셨습니까? 그런데 혹시 그 부부 싸움이 가정 폭력은 아니었나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어떤 부부싸움이 그냥 싸움이고, 어떤 부부싸움이 폭력인지, 어떤 부부싸움이 여전히 사랑해서 싸우는 싸움이고, 어떤 부부싸움이 용납될 수 없는 가정 폭력인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부 싸움

과연 부부 싸움일까요?

다음의 예를 살펴 보겠습니다. 찬찬히 읽어보시면서 이 예가 부부 싸움인지 혹은 가정 폭력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한 번은 어떤 백인 여성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대략 20대 후반 정도 되는 여성이었다. 진료를 받던 환자는 의사에게 자신이 가정 폭력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털어놨다. 곧바로 나에게 연락이 왔다. “가정 폭력 환자입니다. 상담을 진행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사회복지사 굿네이버입니다”. 첫인사를 건네는 찰나에 순식간에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을 했다. 다행히 멍자국도 없는 것 같고, 딱히 폭력의 흔적은 안 보였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최근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제게 상황을 나누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어젯밤에 제 파트너와 싸웠습니다”. 짧게 그녀가 대답한다. “혹시 때리거나 발로 차거나, 목을 조르지는 않았습니까?”  “아뇨,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도 저를 때린 적은 없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신체적인 폭력은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요? 어제 상황을 좀 자세히 말해 주시겠어요?”  “정확히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제 돈 문제로 조금 싸웠습니다.  그런데 제 파트너가 저를 계속 깎아내렸습니다” “평소에도 저를 ‘못난 X, ‘XX 같은 X ‘돼지’라고 부릅니다”.

솔직히 그녀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이게 가정폭력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환자에 대한 내용을 내 동료에게 말해주고 물었다. “너는 이게 가정 폭력이라고 생각하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가정 폭력이지!” 

왜 이 상황이 가정 폭력이 될까요?

 

가정 폭력의 특징들

가정 폭력에 대해 잘 설명해 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일명 권력과 통제 바퀴  (Power and Control Wheel)라는 것입니다.

권력 통제 바퀴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부터 보면 (시계 방향)

1. 정서적 학대 사용 (using emotional abuse)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예: “돼지” “미친 X” “구제불능” 등등의 말들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임 감정 갖게 하기
예: “당신 같은 사람은 안돼!” “넌 구제불능이야” “너하고 이야기하느니 차라리 벽 보고 이야기하지” 등

상대방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말을 지속적으로 함

-상대방 이름 부르기

-상대방이 자신이 정상이 아닌 사람처럼 생각하게 함

“넌 정상이 아니야” “정신이 나간 거 아냐?” 등의 말을 함

-주도권 싸움하기 (Playing mind game)

예: 다른 사람이 먼저 사과하게 만들기, “네가 사과할 때까지 절대 화 안 풀지”

     카톡 메시지 바로 답장 안 하기 (일부러 지연시킴)

     장시간 (며칠 동안) 상대방 전화 안 받기  

-상대방 모욕주기

– 상대방 죄책감 느끼게 하기

예: “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너 때문에 싸우게 된 거야!” 등 모든 잘못을 상대에게 떠넘김

 

  2. 고립시키기 (Using isolaiton)

–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누구와 대화하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고 함

특히 한국은 여전히 가부장적이라서 아버지(가장/남편)가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상대방의 문자/카톡메시지를 일일이 체크함

-상대의 외부 활동을 제한함

– 질투심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함

“내가 괜히 그래?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 아냐”

 

3. 학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인정하지 않음 (Minimising and denying)

 신체적 학대를 포함한 모든 학대를 부정한다.

행여 상대방이 ‘이건 폭력이야’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남들도 다 그렇게 싸워” “당신만 유별나게 굴지 마” 식으로 무시를 한다.

“때리지 않았잖아? 그런데 무슨 가정 폭력이야?”는 식으로 신체적 폭력이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 원인을 상대방 (특히 여상)에게 돌린다.

 

4. 자녀를 볼모로 삼음  (Using children)

– 상대(아내)로 하여금 자녀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기

“네가 이렇게 사니까 애들이 이 모양이지!’ “너 닮아서 애들 성격이 다 거지 같지!”

– 자녀가 대신해서 상대방의 말을 전하게 함

“야, 너희 엄마한테 가서 말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가만 안 둔다고!”

“야, 너희 엄마한테 가서 말해, 아빠 건들지 말라고!”

–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다고 협박하거나 아이를 보지 못하게 막음.

 

5. 남자라는 특권을 사용함  (Using male privilege)

특히나 한국 문화에서는 남자라는 특권이 쉽게 허용되는 분위기이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남자라는 이유로 더 많은 특권을 누린다.

– 상대(특히 아내)를 마치 종 부리듯 함 

“가서 밥 차려” “물 좀 떠와” “옷 좀 미리미리 다려놔야지!” 등 가사의 모든 일을 다 아내에게 부여한다.

단지 남편과 아내의 관계뿐만 아니라,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도 해당이 된다.

특히나 한국 문화에서는 며느리에게 온갖 집안일을 시키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가족 관계라고 볼 수 없다.

모든 큰 결정을 (상의 없이) 다 함

부부는 동등한 관계이다. 어떤 일이든 함께 상의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비정성적인 관계에서는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모든 힘을 갖고 있다.

남편의 허락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든지,

남편의 말이 곧 ‘법’이 된다면 폭력을 휘 뒤르는 것이다.

 

6. 경제적 학대를 사용함  (Using economic abuse)

상대(아내)가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게 제한을 한다. 

상대가 돈을 구걸하게 만듦

경제권을 오로지 남편이 가지고 있어서, 아내가 매달 주는 생활비 외에는 사용할 돈이 없음

상대가 현재 얼마의 돈이 계좌에 있는지를 알지 못함 

지금이야 많이 문화가 바뀌었지만, 한 때 모든 경제권이 남편에게 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건강한 부부는 모든 경제권을 동일하게 가질 권리가 있다.

이것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느냐 아니냐 와는 상관이 없다.

나의 경우, 적은 금액 정도는 아내와 상의 없이 쓰지만,

어느 이상의 금액이 든다면 반드시 아내와 상의를 한다.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7. 강요하기 및 위협하기 (Using coercsion and threats) 

“한번 맞아봐야 정신 차리지?” “어휴, 한 주먹도 안 되는 것이?”는 말을 하며 위협을 한다.

– 때리는 시늉을 하고 손을 올리며 위협을 한다.

 “확! 죽어 버릴 거야!” 하며 자살 혹은 자해하겠다고 협박을 한다.

– 현재 자신의 상태(건강/정신 등)를 전하며 상대를 불안하게 한다.

– 접근급지 명령 등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 지속적으로 해제할 것을 강요한다.

– 불법적인 일을 강요한다.

 

8. 신체적 폭력 사용하기

– 상당히 위협적인 행동, 표정, 제스처로 상대(아내)를 두려워하게 한다.

–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집안 기구들을 부숴버린다.

– 동물을 학대한다.

– 칼 등 위협적인 도구를 보여준다.


들어가는 말

앞서 말했듯이 부부 10명 중에 9명은 싸웁니다. 흔히 싸워야 정이 든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부부는 절대로 일심동체가 될 수 없습니다. 수십 년을 따로 살아왔던 사람들이 어느 날 결혼을 통해 피부를 맞대고 살아갑니다.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데, 어찌 싸우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사랑하니까 싸웁니다. 마음도 없으면 관심도 없습니다.

하지만 싸워도, 잘 알고 싸워야 합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차분한 대화 속에서 문제들을 풀어갈 때, 부부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건강한) 부부 싸움은 서로를 하나 되게 하지만,
맞부딪치는 것은 서로를 갈라지게 만든다.
“Marriage fights are the fusion of two,
but clashing is the separation of two.”
– Addison Hough.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사단 한국 여성의 전화

※ 상담지원 – 모든 상담은 비밀이 보장됩니다

• 지원 범위; 가정폭력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치료, 진단서 발급 비용 등.
• 전화상담 – 02-2263-6464 (월-금 10-1시, 2-5시) 

• 면접상담  – 전화상담 후 예약 (월-금)

• 의료비 청구; 진료비 명세서 혹은 영수증, 가정폭력 피해 상담사실 확인서 등을 첨부해 각 상담소 및 시군구에 청구.
• 법률상담  – 전화상담 후 예약 (매주 월요일) 
 ※ 가정폭력쉼터에서는 가정폭력후유증 및 쉼터 내 일상생활질병, 건강검진 등의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법률상담 : 매주 월요일 무료 법률상담 진행

전화상담(02-2263-6464)을 통해 사전예약.

1인당 30분가량의 상담이 가능하며, 미리 질문사항을 정리해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 가정폭력피해자 법률지원: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가정법률상담소

※ 무료법률구조

가정폭력 피해자(국내거주 외국인 여성 포함)는 무료법률구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법률구조 신청 시 필요 서류(구비 가능한 아래 자료 중 1개 이상 제시)

가정폭력 피해 상담사실 확인서(각 상담소에서 발급)

진단서: 폭력 상해 2주 이상 진단서

고소장사본 및 고소장 접수증명서

  

• 무료법률구조 연계 – 민·형사 소송 지원

• 진정서 및 의견서 작성

• 수사 및 재판시 동행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용안내

전화상담: 국번 없이 132(평일 오전 9~오후 6)

면접상담: 오전 10~12, 오후 1~5

사이버 상담: www.klac.or.kr

  

 

 

• 가정폭력 피해 아동의 초, 중, 고비공개 전학을 지원합니다.

•병원, 경찰서, 쉼터(보호시설), 타상담소 연계

https://wellbeingways.org/%ea%b0%80%ec%a0%95-%ed%8f%ad%eb%a0%a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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