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스스로 우울증이라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

네이버 지식인에 정말로 많은 분들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인거 같아요” “우울증에 피해의식이 심해요” “우울증 같은데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까요?” “제 남편이 우울증입니다. 조언부탁드립니다” 하는 고민들을 자주 말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답변은 “우울증으로 진단받으셨나요? 아니면 정신과 의사에게 꼭 상담을 받으세요”라고 말합니다. 오죽 물어볼 곳이 없으니 네이버 지식인에 고민을 나누시겠습니까? 하지만 비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은 오히려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받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어떤 분이 남편이 우울증인 것 같다는 고민을 나눴는데, 한 지식인이 답변을 올렸습니다.

우울증

실제로 남편 분의 상태가 딱히 우울증 증상이라 보기 어려운데도 비전문가가 당장이라도 정신 병동에 입원을 시키라고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인권 문제도 있지만, 분명한 의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아내 분이 당장 전화를 걸어 정신 병동에 입원시킨다면 이 부부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빠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우울증이 있다거나 우울증인 것 같다고 판단을 하시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울감은 우울증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우울하다는 말을 참 잘합니다. 툭하면 “아, 우울해, 우울해 죽을 것 같아”라고 합니다. 우울하다가 영어로 무엇일까요? 대부분 “depressed”라고 할 겁니다. 제가 예전에 한 동료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어때?” 그 당시 안 좋은 일도 있어서 우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별로 의욕도 없어 모든 것이 귀찮았습니다. 그때 제가 우울한 마음 때문에 “I am depressed”라고 말했죠. 그러자 제 동료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정말 심각하게 저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빨리 정신과 의사를 만나봐!”라고 하는 겁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우울감은 우울증이 아니라는 것을요. 우울증(Depression)은 흔히 우리가 우울하다고 드는 감정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Steven Busser, M, DSM-5 Insanely Simplified

그림에서 보듯이 사람은 누구나 슬픈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맨 왼쪽 Problematic (문제 있음)은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불쌍한 사람을 봐도 측은한 마음이 안 듭니다. 반대로 맨 오른쪽은 매우 위험한 상태로 깊은 절망감에 빠지고,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즉, 우울증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 지역 어디인가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흔히 말하는 우울감을 느끼는 상태이죠. 물론 우울감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우울증에 거의 가까울 정도로 우울감을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과 우울감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울감이란 무엇일까요?

우울증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우울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울감은 인간이 느끼는 기본 감정들 중에 하나입니다. 우울감은 자신이 행복하지 않고 의욕을 잃은 상태(low-mood)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실망스럽거나, 가슴 아픈 일,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사람에 따라 그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우울증과 다르게, 우울감은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지속이 되면 우울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울감과 우울증의 큰 차이가 무엇일까요?

먼저 우울감은 사람이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종종 어떤 특정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생기는 감정입니다. 가령 슬픈 일을 경험하거나, 시험에 떨어지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 일이 생겼을 때 생길 수 있는 감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우울감이 나아집니다. 우울감이 들어도 여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여가 활동 등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종종 우울감을 느끼시는 분들은 울거나,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거나, 속상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할 때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대개 우울감은 어떤 특정한 사건 혹은 계기로 인해 발생합니다.

반면에 우울증은 정신 질환입니다. 우울증은 유전적으로 발병을 하거나, 약물 중독(알코올 혹은 마약 등), 다른 정신 질환, 지속적인 사회적 소외감, 트라우마, 장기 신체 질환, 낮은 자존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한 어떤 특정 사건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뇌 신경 물질(Brain Chemistry) 등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우울증은 호전이 되지 않고 장시간 유지됩니다.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삶의 의욕이 없고, 일상생활에 어떤 의욕도 없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됩니다. 흔히 우울증이 극도로 심한 경우 자살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살할 의욕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울감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8가지 방법

우울감에 빠졌을 때 건강하게 기분을 전환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셔서 우울한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이 제일로 좋습니다.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인정해 주세요.

슬픈 감정을 부정하려고 하지 말고 슬프면 슬퍼해도 됩니다. 억지로 슬픈 감정을 억누르거나 부정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울고 싶으면 우셔도 됩니다. 울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지를 한 번 체크해 보세요.

https://youtu.be/kH86 Df2 bpyg? si=5 attLCOciQfMctPv

어린이 만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슬픔 이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슬픔도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아주 중요한 5가지 감정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요.

슬퍼하는 시간을 계획하세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네 맞습니다. 뚱딴지같은 소리입니다. [시작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려는 욕망 자체가 부정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부정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긍정적인 경험이다”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행복을 갈망하면 오히려 더 불행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즉, 기분을 끌어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기분이 더 다운이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집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행위는 무엇보다 내가 그걸 갖지 못했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실제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는 상관없이 자신은 더 가난하고 하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울한 감정이 들 때는 그 자체를 받아들이세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우울한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살펴보세요.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왜 슬픈 감정이 드는지에 대해서 글을 써보세요.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우울증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읽게 된 책이 [글쓰기의 최전선]이었습니다. 그 책에 있는 “작가는 가삼에 구멍이 난 사람이다. 그 구멍을 언어로 메운다”라는 말이 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무엇보다 “상처는 덮어두기가 아니라 드러내기를 통해 회복한다”라는 말은 제 안에 있는 상처를 다루는 방법 자체를 바꾸게 했습니다. 우울한 감정, 나를 슬프게 했던 사건들을 감추고, 억누르고,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로써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왜 우울한 감정이 들었는지, 그때 나를 우울하게 했던 사건들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글을 잘 쓰던 못 쓰던 글을 써 보세요.

산책을 하세요.

사람은 몸과 혼과 영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마음의 병은 때때로 몸이 나아지면 좋아지기도 합니다. 잠시 밖에 나가 산책을 하고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울했던 감정이 신선한 공기와 함께 사라지기도 합니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를 해 보세요.

우울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아 보세요. 그러다 보면 내가 왜 우울한지, 무엇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는지, 내 우울한 감정이 어떤 감정이 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울하다는 감정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릅니다. 내 우울한 감정은 어떤 감정인가요? 나에게 우울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번 가까운 사람을 만나 나누어 보세요.

자신에게 관대하세요.

자신 자신에게 좋은 선물을 해 주세요. 그동안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음식을 먹으러 가가나, 찜질방에 가서 푹 쉬어 보세요. 어떤 것이든 자신을 위해 한번 시간을 보내보세요.

한바탕 웃으세요.

소리 내어서 “하하하” “깔깔깔”하며 웃어 보세요. 비록 가짜 웃음 같아 보이지만 우리 뇌는 그것을 실제로 기쁜 감정이라고 믿게 됩니다. 코믹 영화나 드라마, 개그 콘서트 등 웃을 수 있는 것들을 실컷 시청하세요.

감사 노트를 적어 보세요.

마지막으로 감사노트를 적어보세요. 내 삶에 긍정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춰 보세요. 사소하고 소소한 것까지도 감사를 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 보세요.

앞에 말했던 우울한 감정을 나아지는 방법들을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 보세요. 이 테스트는 우울증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어느 정도 우울한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따라서 이 테스트 결과만 가지고 우울증이 있다고 스스로 진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래에는 간단하게 우울증 여부를 알 수 있는 진단 도구입니다. [우울할 땐 뇌괴학]이라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증상들입니다.

우울증 증상 체크리스트

우울증 증상 체크리스트











혹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K10 테스트를 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링크를 클릭하시면 이 도구에 대한 설명과 진단 도구가 나옵니다. 테스트 결과가 심각한 우울증 상태로 나온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서 상담을 받으세요. 또한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이 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보세요.

https://wellbeingways.org/k10-kessler/

우울증 삼담 연락처:

한국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 부부상담, 외도상담, 성인상담, 아동청소년상담에 속시원한 심리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우울증센터 | 삼성서울병원

참고 자료

Differences Between Sadness and Clinical Depress

Depression versus sadness: How to tell the difference

https://wellbeingways.org/%ec%88%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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